“그러나 먼저 된 자로서 나중 되고 나중 된 자로서 먼저 될 자가 많으니라” (마태복음 19:30)

★ 말씀 나눔 ★

지난날보다 차드는 분명 많은 발전을 이루었습니다. 그러나 아직 많은 일상 속에 가난의 흔적은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도시를 조금만 벗어나도 전기, 물, 도로가 없는 열악한 곳에서 많은 차드 사람들은 하루하루를 힘겹게 살아가고 있습니다. 선교지에 오고 나서 처음에는 긍휼의 눈으로 그들을 바라보았지만, 어느 새부터인가 차드 사람은 늘 가진 것이 없는 약한 사람, 배우지 못한 무능한 사람으로 여겨져, 그들의 믿음조차 형편없다 치부하고, 나의 믿음이 그들보다 항상 우월하다 여기는 악한 저의 모습을 발견하곤 합니다. 저는 어느새 오늘 본문이 말하고 있는 먼저 된 자가 되어버린 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예배 시간이 되면 상황은 달라집니다. 차드 사람들은 찌는 듯한 무더위 속에서도 흙먼지뿐인 비포장 길을 한참 동안 걷고 또 걸어 교회를 옵니다. 그런데도 그들의 얼굴에는 웃음이 떠나지 않습니다. 멋진 강대상도 없고, 그럴듯한 조명과 음향시설도, 제대로 된 악기 하나 없는 예배당에서 오직 목소리와 몸으로 한 시간이 넘도록 열정적으로 하나님을 찬양하는 그들의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감사하기는커녕 좋지 못한 시설과 예배의 형식만을 불평하고 있는 저는 분명 먼저 되었지만, 나중 된 자가 확실합니다.

하나님은 약한 사람들을 택하시어 세상의 강한 사람들을 부끄럽게 하신다고 성경은 말씀합니다. 세상의 잣대로는 분명 먼저 된 자 같으나, 하나님의 시선으로는 나중 된 자가 있을 터이고, 반대로 세상의 기준으로는 나중 된 자 같으나 하나님의 마음에는 먼저 된 자가 있습니다.

주님 앞에서, 하나님 나라에서, 당신은 먼저 된 자입니까? 아니면 나중 된 자 입니까?

★ 선교지 소식 ★

오랜만에 한국 신문에서 차드 소식을 다루었습니다. 반가운 마음으로 기사를 읽어보았지만, 언제나 그렇듯 좋지 않은 소식입니다. 30년 독재자의 사망 이후 큰 혼란기를 겪다가 겨우 안정을 되찾은 차드 정부를 이번에는 러시아 민간군사업체에서 전복시키려 한다는 첩보가 입수되었다는 뉴스 하나, 그리고 세계에서 가장 공기가 나쁜 도시로 차드의 수도 은자메나가 꼽혔다는 뉴스 하나. 한국 뉴스에서 차드 소식을 다루는 일 자체가 매우 드물지만, 이따금 기사가 나온다 해도 이처럼 안 좋은 소식이 대부분입니다.

그러면서 ‘그럼 그렇지, 어떻게 차드에서 좋은 소식이 나오겠어?’라는 자조 섞인 질문을 해봅니다. 얼핏 보면 차드에는 희망이 없어 보입니다. ‘나사렛에서 무슨 선한 것이 나오겠느냐?’라던 나다나엘의 탄식을 떠오르게 합니다. 그러나 기억합니다. 모두가 쓸모없는 땅이라 여겼던 나사렛에서 세상을 구원하신 예수 그리스도가 탄생하셨습니다. 사람의 힘으로는 할 수 없지만, 하나님은 모든 것이 가능하십니다.

어쩌면 차드는 세상에서 가장 외면받는 땅일지도 모릅니다. 신문에 소식이 전해질 때마다, 차드는 지구상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 늘 전쟁의 위협이 도사리는 위험한 나라가 됩니다. 그러나 이 땅은 분명 하나님께서 사랑하시는 땅입니다. 이 땅에는 주님께 돌아와야 할 수많은 귀한 영혼들이 있습니다. 어려운 가운데서도 하나님을 찬양하고, 기도하는 것을 멈추지 않는 신실한 주의 백성들이 있는 땅입니다. 비록 지금은 안 좋은 소식들로 가득하지만, 우리 주님의 다시 오심을 준비하는, 그래서 영원히 변하지 않는 복음의 기쁜 소식을 온 열방에 드러낼 수 있는 축복의 땅이 될 수 있도록, 차드를 위해 함께 두 손을 모아 주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부탁 드립니다.

★ 우리들 이야기 ★

지난해 12월부터 이번 달까지 한국불어권선교회 차드선교팀은 여러 단기 선교팀들과 함께 동역했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뵈어온 친근한 파리 한인교회 담임목사님을 시작으로 카메룬 MEEC, 수정성결교회, 말씀묵상선교회, 한국에서 방문한 신실한 한 가정, 신반포교회, 수원목양감리교회, 여수영광교회, 음악선교팀 솔크, GIC 의료선교팀이 차드를 방문하여 이 땅을 섬겨 주셨습니다. 바쁜 일정들을 모두 내려놓으시고, 또한 열악한 환경을 마다하지 않으시고 열정적으로 복음을 전해주신 모습이 큰 은혜가 되었습니다.

단기 선교팀들을 통해 하나님께서 얼마나 차드를 사랑하시는지를 다시금 깨달을 수 있었고, 하나님께서는 각자의 다양한 달란트를 정말 귀하게 사용하신다는 것을 몸소 체험할 수 있었습니다. 모두의 삶의 모습이 다르고, 종사하는 전문 분야도 다르지만, 하나님께서는 우리 모두를 복음을 전하는 십자가의 전달자로 부르셨음을 믿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더욱 많은 분들이 복음을 전하러 올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함께 차드를 섬기고 있는 따뜻한 선교사님의 도우심으로 저희 가정은 올해부터 ‘킬루티’라는 마을에 세워진 ‘마하나임 교회’를 섬기고 있습니다. 이 교회에는 아직 담임목사님이 계시지 않고 ‘가스통’이라는 신실한 차드 전도사님께서 홀로 사역을 하고 계십니다. 아직 정식 목회자가 세워지지 않아 성찬식을 비롯한 주요 예배를 드릴 때마다 외부 목사님을 모셔야 하는 어려움이 있어서, 전도사님께서 목사안수를 받으실 때까지 함께 교회를 섬기게 되었습니다. 생각나실 때마다 기도로 함께 동역해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최근 다섯 명의 차드 초등학생 아이들과 함께 ‘밀알(grain de blé)’라는 이름으로 작은 모임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아론’, ‘마하마트’, ‘크리스티앙’, ‘에스뿌아’, ‘오딜롱’이라는 친구들입니다. 목사, 비행기 조종사, 외교관이 되고픈 정말 귀한 아이들입니다. 매주 한 번씩 모여 함께 교제하고, 성경책도 필사하고, 시내도 구경하며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또한 ‘엔따’라는 친구와는 매주 피아노와 보충 수업을 하고 교제를 나누며 함께 꿈을 이루어나가고 있습니다. 이 아이들에게 주님의 사랑과 은총이 가득 흘러나가 차드에 꼭 필요한 한 알의 밀알이 될 수 있도록 기도해주신다면 많은 힘이 될 것 같습니다.

여러 믿음의 동역자분들께서 기도해주시는 은혜로 저희는 모두 잘 지내고 있습니다. 계속해서 현지 기후와 환경에 적응하는 단계이기에 풍토병으로 간혹 아플 때도 있지만, 하나님께서는 매번 그 아픔을 뛰어넘는 새 힘과 위로를 주심을 경험합니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이 여러분께서 드려주시는 기도의 능력임을 믿습니다. 현지 사정상 여러분들과 자주 연락을 나누는 것이 어렵지만, 매일 기도의 시간 때 그리운 동역자 여러분들의 모습을 기억하며 함께 중보하고 있습니다. 다시 한번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우리 구주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와 하나님의 사랑과 성령의 충만함이 편지를 읽으시는 모든 소중한 동역자분들의 삶 속에 임하시기를 두 손 모아 기도드리며, 진심 어린 사랑의 마음을 전합니다.

여러분의 사랑에 빚진 가정, 조영인 김은혜 요셉 안나 올림

★ 기도제목 ★

1. 차드의 모든 미전도종족들에게 복음이 온전히 전해지고, 교회가 세워지도록
2. 하나님을 경외하고 백성을 사랑하는 마음을 차드 대통령에게 부어주도록
3.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되는 계절인데 차드 현지인들이 무더위 속에서도 건강과 믿음을 지킬 수 있도록
4. 저희 가정이 영육 간에 강건하고, 더욱 주님을 사랑하고 차드를 섬기는 가정이 되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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